유명한 인도 영화가 종종 한국에 알려지면서 좋은 반응도 이끌어내고 있지만 사실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황당하고 엉뚱한 영화도 많이 만들어지는 곳이 발리우드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 <고스트 스토리>도 그 중 한 작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포/판타지 팬이라는 조건이라면 전설의 고향 같은 분위기가 은근히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을까 싶어 소개하게 된다.
인도 영화판을 할리우드의 아류 정도로 취급해 발리우드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들이 만드는 영화의 편수는 세계 최다이고 상당한 인구 때문에 이들의 내수 시장에서만 성공해도 엄청난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절대 무시할 시장이 아니라는 얘기다.실제로 문화 장벽이 무너진 요즘 많은 발리우드 배우들이 인도, 파키스탄 문화권을 넘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작품도 언어는 힌디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배급되고 있다.
<고스트 스토리>라는 단순하고 너무 솔직해 보이는 제목의 이 영화는 인도에서 유명한 4명의 영화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각 영화 사이에 연관성은 전혀 없고 소재와 분위기 역시 각 작품이 완전히 다르다. 장점은 영화를 보는 데 큰 이점이었다. 각 편당 길이가 거의 30분에 육박하기 때문에 너무 성의 없고 자극적인 그림으로만 채워진 작품이 아니라 흥미로운 줄거리가 녹아 있다.참여한 4명의 감독은 이미 2018년 <러스트 스토리>라는 같은 형식의 옴니버스 영화를 제작했는데, 이 작품은 에미상 2개 부문에 후보에 오른 경력이 있다. 아쉽지만 공포와 판타지를 다룬 이번 작품은 에미상은커녕 일반 관객들의 평점도 싸늘하다.
혹평의 주요 내용은 공포물이지만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여름을 맞아 좋아하는 공포영화를 정리해서 보고 있다.최근 <여고괴담>, <클래식 호러스토리>, <괴기맨션> 등을 정리해봤는데, 이 세 작품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인도 영화 <고스트 스토리>다.열거한 세 작품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이 공허해 보이는 인도 공포영화가 내 취향에 가장 잘 맞았다.다들 무섭지 않은 공포영화여서 오히려 신선함에 한 표를 주고 싶었다.
이 인도에서 온 옴니버스 공포영화에 대해 칭찬을 써보자.우선 신선하다. 인도인과 인도문화, 그리고 인도어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여전히 신비롭고 애매하다고나 할까. 가장 효과를 높인 것은 그들의 종교다. 인도는 너무 많은 신을 모시고 있으며 그 방식이 독특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영화 전반에 이들의 종교와 문화가 녹아 있는데, 이로 인해 그동안 관객들이 익숙해진 공포와 그 코드가 다르다.쉽게 말해 우리가 익숙한 한국의 긴 머리 유령이나 일본의 ‘부러진 귀신’, 그리고 미국의 칼을 든 연쇄살인마들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 무서워해야 할지 모르겠다. 조명과 소리를 이용해 긴장감을 높이는 방법도 기존의 익숙한 것과는 달랐다.또 죽음에 대한 접근 방식도 우리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도저히 예상이 어렵다.
나는 이 모든 어색함을 신선하다는 말로 포함시키고 싶다.
얼마 전 소개한 ‘쓰리몬스터’는 한중일 대표팀 감독들이 만든 옴니버스 형식의 공포/판타지 영화인데 오늘 소개할 ‘고스트 스토리’가 정확히 비슷하다. 혹시 관람을 고민하고 있는 관객이라면 참고하기 바란다.공포와 스릴러 영화로 천재라 불리는 세 감독이 모여 만든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 영… blog.naver.com
간략한 줄거리 1편의 간병이 곤란한 젊은 간병인은 중병을 앓고 있는 한 부유한 할머니의 간병을 맡게 된다.치매가 있는 할머니는 잘 모르는 말을 허공에 내뱉지만 간병인은 익숙하게 대처한다.집안에서 가끔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간병인은 밤이 두렵기도 하고 고독하기도 하고 일터인 환자의 집으로 남자친구를 불러들이게 된다.
제2편의 아기사보 일을 하고 있는 한 여성. 그녀는 과거에 유산 경력이 있다. 그녀의 남편은 아내가 보모 일을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지만 고집을 꺾지는 못한다.여성은 새로 임신하게 되지만 돌봐주는 아이는 아기가 태어나면 혹시 자신이 사랑받지 못할까 두려워한다.그 집에는 까마귀가 자주 날아온다.
3편 ‘괴물’ 심야 낯선 마을에 겨우 도착한 한 남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 소년을 만나고 소년은 비밀리에 그를 한 집으로 안내한다.그래서 두 아이가 들려준 말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아버지가 괴물로 변해 친구의 아버지는 물론 모든 동네 사람을 먹었다는 것이다.남자는 애들 말을 거짓말로 알고 드디어 집 밖으로 뛰쳐나가는데…
4편 할머니의 막대한 부를 가진 두 가족이 정략결혼을 한다.훈녀 커플은 부나 명예 등 아쉬움이 없는 삶을 시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남편에게는 문제가 있다.아니, 남편뿐만 아니라 시댁 식구 모두가 조금 평범하지는 않지만, 특히 남편은 가끔 옛날에 돌아가신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등 섬뜩한 행동을 보인다.부인은 지혜를 발휘해 비밀을 파헤치려 하지만 시댁 식구는 결코 만만치 않다.
각각 호러와 판타지를 오가는 작품 중 개인적으로 3번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매우 기괴하다. 심야 좋은 음향을 갖추고 감상한 덕분인지 등장인물들이 숨을 멈춰야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에서 자신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말았다.관객들이 주인공을 따라 숨막히게 만든 영화라면 아주 잘 만든 영화 아닌가.
짧은 공포영화집 덕분에 발리우드 시그니처인 ‘벼락군무’가 나오지 않는 것이 매우 아쉽지만 지루함이 전혀 없는 2시간 20분을 경험했다.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영화는 힌디어를 사용하는 인도 영화이자 한국 관객과 어울리지 않는 발리우드 감성으로 만든 작품이다.그럼에도 다양성을 즐기는 영화팬들, 특히 공포영화팬들에게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볼까 말까 평점은 ★★☆ 극한의 공포를 찾는 관객에겐 그렇지… 신선한 인도 괴담집엔 충분 ※ 사진 출처 : 넷플릭스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