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VIP 정보와 리뷰
연쇄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를 소재로 한 영화는 항상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범죄의 잔혹성을 부각시킴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경각심과 분노의 감정을 전달할 필요성이 있는 반면 지나치게 자극적인 묘사는 자칫 피해자의 아픔을 외면한 채 극적인 재미만 쫓는 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비정함의 극치를 주고 여러모로 충격을 준 영화 ‘VIP’의 리뷰와 출연자 정보 등을 정리해 보려고 하는데, 매우 자극적인 도입부 때문에 아직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작품인 만큼 진지하게 접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체적인 작품의 수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극 초반 피해자의 고통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장면이 등장하기 때문에 아직 영화를 감상하지 않았다면 흔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영화 VIP (V.I.P.2017) 정보
기본 정보
국가: 한국 개봉: 2017년 9월 23일 장르: 범죄, 스릴러, 느와르 감독: 박흥종 각본: 박흥종 출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제작사: 영화사 이달 배급사: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상영시간: 128분 국내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제작비: 95억원 손익분기점: 270만명 국내관객: 137만명 월드박스오피스: 971만달러 네이버네티즌 평점: 6.13/10차 네티즌 평점: 40%
비정에 찬 범죄 스릴러
영화 ‘VIP’는 <신세계>, <마녀>, <낙원의 밤> 등으로 유명한 박흥정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로, 한국의 <무간도>로 평가받는 <신세계>에 이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범죄 스릴러입니다. 영화 제목은 북한 고위 관리의 아들로 비자금 정보를 쥐고 있는 핵심 인물이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김광일(이정석)을 나타내고 있는데, 작중에서 김광일을 둘러싼 국정원, CIA, 경찰 집단의 갈등과 정치적 대립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약 95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손익분기점은 270만 명으로 알려졌지만 전국에서 137만 명의 관객 동원에 그쳐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박훈정 감독의 대표작이자 한국 느와르의 상징적인 영화 ‘신세계’의 뒤를 잇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은 데다 장르에 비해 적지 않은 투자가 이뤄져 대박을 예상했던 이들이 많았는데요. 손익분기점의 절반 수준의 성적을 거두는데 그쳐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박훈정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과 실력과 비주얼을 겸비한 스타 배우들로 출연진을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초라한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배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을 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 <VIP>는 화려한 출연진에서도 어쩔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점 때문에 상업적으로 실패했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뒤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잔인한 도입부 묘사가 결정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영화는 크게 프롤로그, 용의자, 공방, 북쪽 귀빈 VIP, 에필로그 등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프롤로그 파트가 가장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작중 남북은 물론 미국 CIA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VIP이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김광일은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업고 그의 영악들과 함께 입에 담기조차 불편한 온갖 악행을 저지르지만 프롤로그에서 피해자(소녀)를 직접적으로 유린하는 장면이 꽤 길게 묘사돼 많은 관객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B급 고어 못지않게 피와 살이 튀는 잔인함은 아니지만 피해 사실을 너무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표현해 한국 영화에서도 손꼽히는 충격적인 시퀀스가 등장한 것입니다. 제2의 <신세계>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평소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배우 이종석이 선물한 충격적인 장면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영화 팬들 사이에서 논란으로 번지며 대중의 관심은 멀어져 갔습니다.
영화 VIP 출연자 정보
국정원 요원장 동건 : 박재혁 역
국정원 중간 간부급 요원 원래는 경험이 풍부한 해외 파트 현장 요원이었지만 북한에서 망명한 김광일에게 정보를 빼내는 조건으로 CIA와 어떤 거래를 맺은 뒤 국내 파트 내근직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베테랑 현장요원 출신답게 막강한 전투력을 겸비한 인재이자 김광일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출세를 위해 정쟁에 뛰어든 인물. 기본 성향이 정치적 권력 다툼과는 거리가 있어 김광일을 둘러싼 음모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위로 올라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
강력팀 형사 김명민 : 최이도 팀장 역
개봉경찰서 강력팀 팀장으로 직책은 경부. 동료는 물론 경찰서장까지 두 손을 들게 하는 볼품없는 형사로 매사에 폭력적이고 과격하게 수사를 진행해 말썽꾸러기로 통하는 인물. 까다로운 성격 탓에 단순 무지한 형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상당히 지능적이고 냉철한 판단력을 겸비한 인재.연쇄살인사건 수사팀을 이끌고 지나친 폭력성 때문에 좌천됐지만, 그의 후임으로 동료 형사가 범인 검거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다시 수사 책임자로 돌아가게 된다.
북한군 장교 박희순 : 이대범 역
북한 보안성 요원 별다른 인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국에 대한 충성심과 탁월한 실력 덕분에 요직을 두루 거치던 중 김광일의 동료가 저지른 무서운 살육 현장을 확인하고 수사의지를 불태우며 상부에 눈이 멀어지면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직으로 내몰린 것도 모자라 자신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김광일이 보복해와 실종 상태에 빠졌지만 김광일이 남측으로 망명한 뒤 다시 등장하게 된다.
사이코패스 이종석 : 김광일 역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북한 최고위층 중에서도 실세로 꼽히는 장성택의 자금관리인 김모술의 아들이자 아버지의 권력 덕분에 무고한 사람을 수없이 살해하고도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악마 같은 인물. 장성택과 김 모술이 권력 다툼에서 밀리자 한국으로 망명했으나 비자금의 행방을 안다는 이유로 CIA와 국정원의 비호를 받던 중 느슨한 감시를 뚫고 살인행위를 계속하다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됐다.
피터 스토미어 : 폴 그레이 역 / CIA 간부 박성웅 : 문현준 역 / 국정원 중간 간부 주진모 : 국정원 고위 간부 역 최정우 : 장국성 경무관 역 오대환 : 김 형사 역 / 최이도의 부하 태인호 : 태 요원 역 / 박재혁의 부하 정우림 : 소녀 역 / 프롤로그 피해자 조우진 : 김광일 사건 담당 검사 역 유재명 : 북한 보안성 간부 역
영화 VIP 리뷰
※ 스포일러 주의
프롤로그의 임팩트가 워낙 강하다 보니 영화 ‘VIP’는 전체적인 구성보다 도입부와 관련된 논쟁이 과열돼 버렸지만 문제의 그 장면을 배제해보면 나쁘지 않은 느와르 영화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진한 하드보일드 감성을 들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이렇게 농도 짙은 비정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 중 하나인 범죄 스릴러의 경우 기본적으로 권선징악 구도를 가지고 있어 선과 악의 대립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예로 배우 마동석 주연의 범죄물을 들 수 있지만 악역들이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결국은 정의의 사도인 주인공이 모든 상황을 정리하기 때문에 비정함을 느낄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VIP에서는 에필로그 파트에서 박재혁(장동건)의 통쾌한 복수가 펼쳐지지만 주요 등장인물 상당수가 선이나 정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당장 박재혁만 봐도 조직 내 자신의 입장을 위해 김광일의 만행을 외면하고, 범인 검거를 위해 앞뒤를 가리지 않는 열혈형사 최이도(김명민 분) 역시 정의로워 보이면서도 피해자의 아픔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이처럼 비정함이 가득한 작품 분위기는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어우러져 그럴듯한 느와르로 귀결되는 듯했지만 문제는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앞서 지적한 CD 영화 ‘VIP’는 프롤로그 충격이 이후 모든 스토리를 장악할 정도로 자극적이었습니다. 김광일 동료의 악마성을 부각시키고, 이런 천인공노하는 인간 말종을 보호해야 하는 각국 요원들의 행보를 아이러니하게 그려내는 연출은 극 전개상 꼭 필요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까지 무서운 묘사를 긴 호흡으로 풀어내야 했는지는 의문점으로 남지만, 더욱이 프롤로그 피해자는 그저 이름 없는 ‘소녀’로 등장할 뿐이어서 과연 피해자에 대한 아픔과 공감대가 전제된 것인지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준 면에서 VIP보다 훨씬 강력한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경우 한국영화 사상 최악의 악역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장경철(최민식)이 등장해 김광일 이상의 악행을 저질렀고 잔혹함의 정도 역시 상당했습니다. 악마를 봤다’는 기본적으로 피해자의 아픔을 바탕으로 극이 전개되기 때문에 인육을 먹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와도 깔끔한 구성을 엿볼 수 있는데, <VIP>는 근거 없는 자극성으로 인해 불편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동안 영화 VIP 리뷰나 출연자 정보 등을 정리해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영화는 특색 있는 캐릭터와 비정함이 묻어나는 분위기를 준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기보다 범죄행위 자체에 집중함으로써 자극적인 연출로 일관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제2의 ‘신세계’가 탄생하지 않을까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초반의 과도한 설정이 발목을 잡히면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작품으로 남아 버렸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