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귀가 중 음주운전 차량으로 숨진 대만 유학생/검찰, 8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6년 구형/친구 “이 고통을 언제까지 설명해야 하나” 울분
지난해 귀가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대만 유학생 정의린 씨(당시 28세)의 친구들은 8일 대한민국이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가 아니라는 사실을 외치고 있다며 거듭 분통을 터뜨렸다.이들은 언제까지 피해자가 나와 호소해야 하는지 국가가 음주운전 살인이 일어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민수연 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에 대한 A 씨(50대)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보행자 신호등 녹색 신호에 맞춰 길을 건너던 정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79%로 조사됐으며 제한속도 시속 50㎞ 구간에서 시속 80여㎞로 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2012년과 2017년에도 각각 한 차례씩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날 재판에서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과거에도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나 물적 피해를 발생시킨 전과가 있다”며 “피해자 부모는 여전히 깊은 슬픔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피고인의 음주운전 전과가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유일한 자녀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한국에서 다시는 음주운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모가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음주 수치가 비교적 높지 않고 하드렌즈가 빠져 당황한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쉽게 만날 수 없어 유족과의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합의를 위해 대만 현지에서도 변호사를 선임한 점도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증씨의 친구들은 검찰의 징역 6년 구형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모씨는 “사고 후 20만명 이상이 음주운전을 강력히 처벌하는 국민청원에 동의했고 10여개국 100여명의 친구들도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보냈다”며 “단순히 친구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정의를 바라는 취지가 아니다”고 분노하는 이유를 들었다.
이어 “음주운전으로 인해 누군가가 목숨을 헛되이 잃고 그 주변 가족과 지인들이 겪었던 고통 혹은 그 이상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법제도가 이들의 억울함을 해소하지 못해 (피해자들은) 국민청원으로 호소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박모씨도 “대한민국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잘못된 법과 사회의 인식이 친구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구 부모님이 한국이 음주운전을 처벌하지 않는 ‘무법천지 후진국’이라고 생각해도 제가 동의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음주운전으로 몇 명이 희생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증씨의 또 다른 친구인 최모씨는 “대한민국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사회가 아니라는 사실을 외치고 있다”며 “국회의원, 검사, 판사 등은 국민의 고통을 듣기는커녕 음주운전으로 인해 살인사건이 계속 일어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다른 비슷한 일을 겪은 분들도 매일 안고 사는 이 고통을 언제까지 설명해야 하느냐”며 “언제까지 공론장에서 목소리를 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7444대구대리운전 #대구대리운전 대구광역시 달서구 학산남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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