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의 방황이 30대가 될 때까지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어요. 어른들이 때가 있다는 말을 왜 그렇게 강조하셨는지 늪에 빠져서야 깨달았습니다. 고민이 깊어졌지만 쉽게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도망치듯 자진 입대했어요.
한 부대 같은 소속이었던 동료가 매일 밤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손에 ‘필기 한 권 끝’이라는 책이 들려 있었습니다.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목표인데 군에 있는 동안 이론을 마스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진작 알았다면 저도 군에서 학점은행제 이수를 마칠 수 있었을 텐데 늦게 결심을 하게 되었고, 저는 제대 후 3개월을 더 공부함으로써 처음으로 시험을 볼 자격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격증이 저를 살려주는 길이 될 거라고 믿었어요. 그리고 안전을 지키는 직종이 저에게 최적이라는 것도 군에서 깨달았습니다. 동료 덕분에 산업안전기사 자격증과 취득과정, 단계 등에 대해 깨어나 의욕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이 밤샘하는 것을 모른다는 속담은 부정적인 의미로 주로 쓰이지만 공부에 적용하니 매우 열정적인 자세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편하게 공부할 수 있었던 세월을 허망하게 보내고 마른 군이 되어서야 학구열이 생기기 시작했으니까요.
군에서 직접 느낀 안전에 대한 경각심으로 인해 건설 및 산업현장 근로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안전관리자라는 직업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안전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이 필요하고 그 시험 또한 응시 자격이 따로 있었습니다.
응시자격을 살펴보면 1) 관련학과 4년제 졸업자 2) 근무현장에서 4년 이상 일한 경험자 3) 동일 유사분야 기사자격 소지자 3가지로 나뉘었습니다. 저는 한 곳도 해당 사항이 없었거든요. 이 경우 학점은행제로 경영학을 이수하고 자격을 갖추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과정은 온라인으로 가능하긴 하지만 3학기 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군에 있는 동안 할 수 있었다는 게 상당히 행운이었습니다.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한국산업안정공단을 비롯해 여러 정부기관이나 대기업, 건설사 등에 취업할 수도 있고 기술직 공무원 시험을 볼 때는 가산점까지 받을 수 있군요.
특히 이는 법적 고용의무 자격증에 속하기 때문에 50인 이상 제조, 건설하는 기업에서는 안전관리를 반드시 채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저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산업안전기사 자격시험은 1년에 3회 시행되며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필기시험은 주관식 없이 객관식 사지선택 다형 문제만 출제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절대평가 방식이기 때문에 100점 중 평균 60점 이상만 맞으면 합격입니다.
반면에 실기시험은 복합형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필답형과 작업형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필기와 실기시험일 사이에 두 달 간격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합격률도 회차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40~50%를 기록하고 있어 가능성을 점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응시한 2021년 시험의 필기 합격률은 1회가 60.30%, 2회가 37.24%였고, 1차 실기 합격률은 37.99%, 2차는 50.52%였습니다.
산업안전기사 시험과목은 필기는 안전관리론, 인체공학 및 시스템안전공학, 기계위험방지기술, 전기위험방지기술, 화학설비위험방지기술, 건설안전실무 총 5개였습니다. 실기시험 과목은 산업안전실무 한 과목이었습니다. 1시 30분의 해동시간이 주어지는 필답형 시험과 1시간 정도 실무 작업을 해야 하는 작업형 시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동료가 공부하던 노란색 교재 발행원인 에듀윌에서 학점은행제를 이수했기 때문에 전역 후 자격시험 준비도 여기서 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은 강의도 탁월하지만 교재와 영상의 흐름도 자연스럽고 연결이 잘 되어 학습효과가 좋았습니다.
핵심을 빠르게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강의, 문제를 쉽게 파악하고 접근하는 방식, 답을 찾는 요령을 배우는 동시에 실전처럼 연습할 수 있는 모의고사가 제공되는 것까지 전 과정이 완벽했습니다.
나는 4개월을 준비 기간으로 설정하고 첫 달에는 기본 개념 및 이해를 중점적으로 하고, 두 번째 달에는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내용 암기와 심화 유형의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달에는 기출문제를 풀면서 실전 준비를 했어요.
마지막 달에는 그동안 익힌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최종 점검을 하는 것으로 스케줄을 세웠는데, 이 계획을 100% 실천하고 효과도 좋았습니다.
우선 안전관리론은 생소한 용어가 많아서 시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실기시험에 50% 비율로 출제되는 과목이기 때문에 보호장구 및 안전표지판, 라인스태프 조직, 헤드가드, 와이어프로프 등 자주 출제되는 내용은 외우고 기계위험방지기술도 실기에 30% 비율로 출제되므로 요점 정리를 하여 익혔습니다.
인체공학 및 시스템안전공학은 시험 과목을 합쳐서 가장 어려웠습니다. 인체공학의 경우 처음 접하는 내용이 많아 인터넷 강의와 교재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스템안전공학의 경우에는 열압박지수를 구하는 공식, 옥스퍼드지수, 습구흑구온도지수 등을 반드시 암기해야 했습니다.
또 전기 위험 방지 기술 파트도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사실 이 내용은 전기 관련 국가 기술 대비 시험에서 다룰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전기의 작동 방식이나 플로우를 전체적으로 이해해야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기사 필기시험은 CBT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기존에 출제됐던 개념이 반복해서 다시 나온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문제를 풀면서 외운 내용도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강의 때 이해가 된다 하더라도 문제 해결에서 틀렸을 경우에는 교수님께 질문을 해서 완전히 소화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거든요.
이론편, 실기편, 기출문제집, 모의고사까지 완벽하게 정복하면 시험날에도 별로 긴장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필기시험을 여유롭게 치르면 실기시험 때도 자신감이 붙습니다. 실기시험은 필답형이 55점, 작업형이 45점 배점이고 시간은 각각 1시간 30분과 1시간 주어질 거예요. 출제 유형이 비슷하기 때문에 저는 필답형 기출문제 위주로 풀면서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짧고 비교적 쉬운 개념을 묻는 문항을 먼저 풀고 전기위험방지기술이나 화학설비위험안전기술처럼 어려운 과목은 마지막에 풀었습니다. 그게 약점을 보완하는 데 더 좋거든요. 산업안전기사 자격시험에서는 학생 때처럼 1등을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합격 커트라인만 넘자는 자세로 응했습니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길입니다.
업체로부터 소정의 고료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