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셋째 주 주간 일기.

0. 최근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게 되었는데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 같다.한 가지 일을 하다가 지루하거나 막히면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한 가지 문제만 안고 씨름하는 것보다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다만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다.

논문을 쓰기 시작했고 그래프를 열심히 그렸다. 글도 몇 단 낙서했다.집중할 수 없을 때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중단했다.중간에 과제도 해야 하고 조교 관련 일도 했다.아마 할 일이 논문 쓰는 것밖에 없었다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진도는 좀 더 빨리 나왔을 것 같은데..

  1. 지난주에는 오랜만에 코스트코에 가서 쇼핑을 많이 하고 왔다.집에 아보카도 6개 봉지를 사놓은 걸 깜빡하고 코스트코에서 큰 아보카도 5개를 더 사왔어. 아보카도는 너무 익으면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매일 아보카도를 2개씩 클리어했다. 샐러드에도 넣어 먹고 아보카도+밥+간장+참기름 조합으로도 몇 번 먹었다.지난주에 사온 명란젓이랑 같이 파스타도 만들어 먹었어.

오랜만에 신혼밥상 같은 느낌?!

2. 생각보다 instrumentation 연구가 나에게 잘 맞는 것 같았다.

사이언스도 재미있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괴로웠다. 천문학은 인류 역사에 비해 훨씬 긴 시간 척도를 말하고 상상할 수 없는 공간 척도의 물리를 말하지만 그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너무 적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많은 가정을 해야 한다. 합리적인 가정을 통해 우주에 대해 꽤 많이 알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고 천문학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연구에 관해서는 엉뚱한 가정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이 괴로울 때도 있었다. 그런데 문득 지난 1년간 이런 일로 마음이 괴로운 일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현재, 실제 랩으로 실험하는 것보다, 보다 informative한 데이터를 얻기 위한 방법론의 연구를 하고 있다. 시그널토노즈는 일차적으로 망원경의 구경과 노출 시간에 의존하지만 더 많은 광자를 받아들이는 것 외에도 많은 것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기 자체의 throughput을 높이는 것, 흔들리는 대기로 인한 효과를 최소화하는 것 등이 큰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무엇을 signal이라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광자를 많이 받는 것보다 원하지 않는 신호를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처음에는 그냥 광섬유로 빛을 진행하는 시뮬레이션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큰 그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자 더 재미있어졌다.

파이썬으로 요즘 그림을 그리고 있어. 보통은 데이터를 나타내거나 그래프를 그릴 때 사용했지만 기기와 설계에 관해서는 그림도 그려야 했다. 처음에는 파워포인트로 그려볼까 했는데 그려야 할 그림이 상당히 복잡해서 파이썬 함수로 그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피쳐를 도화지로 생각하고, axis를 이용해 위치를 정하고, 직선과 타원을 이용해 원하는 모양을 그려나가는 방법을 택했다. 수학 문제를 푸는 것 같기도 하고 디자인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꽤 재미있다.

3. 조교하는 수업에서 원래 이번 주부터 야간 관측을 했어야 했다.그런데 관측 수업 전날 다른 조교와 교수가 연습을 갔는데 관측실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재부팅 시도했는데 컴퓨터가 꺼진 후 재부팅이 안 됐다고. 결국 랩 직원분의 도움으로 어제 겨우 고쳐졌고, 잘 작동하는지 알아보러 다시 관측실로 올라갔다.

하긴 5시까지만 해도 하늘이 맑았는데 갑자기 구름으로 뒤덮여 버렸다.모든 것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바로 돌아왔다.다음 주에 관측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아직 한 번도 관측을 못했는데 잘 할 수 있도록…

4. 여기는 할로윈 분위기가 한창이야.곳곳에 해골, 유령, 호박 같은 장식이 걸려 있고 카페에서는 가을 시즌 한정 메뉴를 팔고 있다. 호박 향신료 라떼 등등.친구들도 할로윈 때 어떤 파티에 갈 것인지, 어떤 코스프레를 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며 들떠 있다.작년에는 나도 처음 맞이하는 할로윈이라 들떠있었는데 올해는 너무 바빠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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