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갑상선암도 유전인가요? 저희 어머니도 몇 년 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는데.
최근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외래를 찾은 28세 여성 환자는 갑상선암이 유전인 것 같다며 걱정을 늘어놓았다. 검사를 해보니 주변 림프절에서도 암세포가 관찰됐다.
여성 환자의 말대로 갑상선암은 유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유전될 확률이 다르다. 갑상선암은 크게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역형성암으로 구분되는데 수질암은 유전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암은 유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유전성 갑상선암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는 갑상선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0.41% 정도를 차지하지만 갑상선암에 걸린 10명 중 2명(20%)은 유전과 관련이 있다.
갑상선 기능암 진단을 받으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다른 부분에 이상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2015년 미국 갑상선학회 진료권고안에서도 갑상선 기능암으로 진단된 모든 환자에게 유전자 검사를 실시할 것을 추천했다. 또 아이들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에 따라 가족에게도 추가적인 검사 및 치료를 권한다.
화제를 바꿔 우리가 갑상선암으로 알고 있는 것은 전체 갑상선암의 90%를 차지하는 갑상선 유두암을 의미한다. 갑상선 유두암은 유전에 의해 발생할 확률이 5% 정도로 낮지만 코우덴증후군, 베르너증후군, 카니복합체 등의 질환이 유전성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은 여성 10만명당 78.5명이 발생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암으로 유전과 관계없이 가족 중에 갑상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가 많다. 외국의 보고에 따르면 가족 중 갑상선암이 2명 있는 경우 유전과 관계없이 갑상선암일 확률이 62~69%에 달한다. 때문에 가족 중 3명 이상의 갑상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유전성 갑상선암을 의심해 갑상선암 관련 유전자 검사를 하는 추세다.
가족 중 2명의 갑상선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이 아닐 가능성은 높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가족 중 갑상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다발성 갑상선암이나 림프절 전이가 많아 보다 광범위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가족력이 있다면 젊은 나이에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나타나 유전이 아니더라도 갑상선암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암’이라는 단어가 공포를 유발하지만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유전과 큰 관련이 없다. 갑상선암으로 치료를 받은 가족이 있더라도 담당 의사와 잘 상의하고 관리하면 거의 문제가 없어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글.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외과 교수 (출처 : 건강이야기 |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 (eumc.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