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행성과 달
제7장 태양계(Solarsystem)
7-9. 다른 별에도 행성이 있을까? 어떻게 알지?
태양 이외의 별에도 행성이 있을까. 전문에서 사용된 물리화학 법칙은 우주 어디서나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별에도 행성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다른 별에도 별 근처에는 지구형 행성이, 밖에는 목성형 행성이 돌고 있다면 앞 장에서 제시한 태양계 형성 가설이 옳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또 태양계에 지구가 있듯이 다른 별의 행성 중에도 생명이 살 수 있는 곳이 있을 것이다.
1995년 이후 다른 별을 돌고 있는 몇몇 행성이 발견됐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목성형 행성이었고 가끔은 목성보다 질량이 크기도 했다. 그 궤도도 일정하지 않아 지구형 행성처럼 원에 가까운 타원이 아닌 긴 타원이었다. 과연 별을 공전하고 있는 행성인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이런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자들이 외계행성을 찾기 위해 사용한 방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다른 별의 행성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행성은 별에 비해 작고 어둡다. 가시광선 기준으로 보면 태양은 목성보다 109배(10억배) 밝고 지구보다 1010배나 밝다. 외계행성이 목성보다 10배 커 지구에서 가장 좋은 망원경을 사용해도 별의 밝기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된다. 따라서 간접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흔들리는 별을 찾는 것이다.
그림 7-9-1: 다른 별을 도는 외계 행성 찾기
만약 별에 행성이 붙어 있을 때 ‘행성이 별을 돌고 있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사실 별과 행성이 함께 질량의 중심점을 돌고 있는 것(왼쪽 그림). 마치 시소의 양 끝에 무게가 다른 두 사람이 앉았을 때 무게중심을 이루는 지지대를 무거운 쪽 가까이에 놓는 것과 같은 이치다. 행성은 수억㎞ 밖을 돌지만 별은 훨씬 작은 궤도를 돌고 있다. 태양계의 경우를 보면 목성의 긴 회전 반경은 7.78×108㎞이지만 태양의 회전 반경은 724,000㎞에 불과하다. 태양의 반경은 696,000km이므로 태양은 가까이 있는 중심점을 천천히 돌고 있는 것이다. 만약 다른 은하에 살고 있는 과학자들이 태양의 흔들림을 발견하면 태양에는 행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보이지 않지만 그 행성의 질량이나 회전 크기까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별의 흔들림을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구에서 본 별의 회전각도(중도)는 0.001arcsec(1arcsec=1/3600도) 혹은 더 정밀해야 한다.다른 방법은 시선 속도(radial velocity, 물체가 시선 방향으로 운동할 때의 속도)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그림 5-9에서 설명한 도플러 효과를 이용한다. 만약 행성 때문에 별이 흔들린다면 별은 지구로 다가가 멀어질 것이다(위 그림의 오른쪽). 이때 별빛 흡수선은 위치에 따라 파장이 주기적으로 바뀔 것이다. 별이 지구에 가까워지면 청색변이가 일어나 파장이 짧아질 것이다. 이때 별이 움직이는 속도가 느리므로 그 변화의 크기는 너무 미미하여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된다. 태양은 축을 중심으로 경우 45km/h의 속도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1995년 지구에서 50광년 떨어진 페가수스자리 51번 별(51Pegasi)에서 행성을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렇게 발견된 행성은 공전궤도가 태양계 행성들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태양계 행성들은 비교적 원에 가까운 궤도를 보이는 데 비해 이들은 매우 큰 타원형을 이루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앞서 설명한 태양계 형성 모델이 다를 수 있다. 우주의 미행성이 별의 중력에 끌려와 별을 만들고 남아있는 잔해와 결합한 것이 아닐까.
또 다른 가능성은 이들이 행성이 아닌 별일 수도 있다. 갈색왜성(browndwarf)은 별과 비슷하지만 질량이 낮아 내부 핵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아래 그림의 오른쪽 흰 점은 왼쪽 별(Gliese 229: 지구에서 18광년 떨어진 토끼자리의 별)을 44 AU 밖에서 돌고 있는 갈색 왜성이다. 허벌 망원경으로 관측된 이는 목성 질량의 30~50배 크기로 추정되는데(태양 질량의 0.030~0.055배) 지름은 목성과 비슷하다. 표면온도는 1000도 정도일 것이다. 갈색왜성은 태양처럼 가스로 이뤄져 있어 행성의 형성 과정과는 다른 과정에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림 7-9-2 갈색왜성(ABrown Dwarf)
한편 태양계 행성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행성도 발견됐다. 이런 점에서 외계행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외계행성이 몇 개 발견됐지만 아직 이들이 어떤 모양인지 성분은 무엇으로 돼 있는지 알 수 없다.
- 이 글은 W.J. Kaufmann II & R. Freedman이 쓴 “Universe”(5판, Freeman Company, 1999년)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그 외 인터넷 검색에서 일부 내용과 사진 자료 등을 추가하였습니다.
- ** 이 책이 출간된 이후 20년 동안 많은 과학적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 내용은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