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라지자 시청률도 사라졌다…CNN 황금시간 45% 추락 [중앙일보] 입력 2021.03.23 14:56 수정 2021.03.23 17: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CNN 짐 아코스타 기자가 2018년 11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 도중 설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포스트 트럼프 시대 들어 두 달 만에 언론이 혼돈의 트럼프 임기 동안 얻은 시청자와 독자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말이었던 1월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2월의 시청률 차이는 극명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컴스코어에 따르면 시청률이 가장 크게 떨어진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선 CNN이었다. 황금시간대를 기준으로 최근 5주간 시청률이 45% 급감했다. 미국 유력 케이블방송 MSNBC 시청률도 같은 기간 26% 하락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도 시청률이 6% 떨어졌다. 하지만 CNN 등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선전하며 케이블방송 시청률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미국 대선 이전까지 폭스뉴스는 5년 연속 케이블 채널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했지만 대선 이후 CNN에 선두를 빼앗겼다.
신문사도 마찬가지다. WP와 뉴욕타임스(NYT)도 1월 대비 2월 온라인 트래픽이 각각 26%, 17% 줄었다.
이에 대해 WP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뉴스매체가 상당한 이익을 누렸다”며 “트럼프의 대통령 출마를 선언 1년 전인 2014년 3대 주요 케이블방송(CNN, 폭스, MSNBC)의 골든타임대 시청자 수는 총 280만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트럼프 취임 3년 만인 2019년에는 530만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1월 20일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고별 연설에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돌아올 것이다. 곧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EPA=연합뉴스]이 같은 ‘트럼프 공백’ 효과는 일찌감치 예측됐다.
제프 저커 CNN 사장은 2019년 베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이야기에서 멀어지고 다른 이슈를 보도하는 순간 시청자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2017년 “내가 없으면 신문이나 TV 등 모든 형태의 언론이 몰락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주요 언론은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카메론 바 WP 임시편집국장은 “더 많은 부분을 저널리즘으로 다룰 것”이라며 “백악관에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으로 취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통 저널리즘 강화로 활로를 찾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현지 언론 분석가인 앤드류 틴달은 “지난 행정부에서는 트럼프의 기행에 타블로이드 스타일 제목을 붙이면 시청자가 늘었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정통 미디어가 권위 있는 언론으로 남을지 황색 언론이 될지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주류 언론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트위터 계정도 닫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자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지난 21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임고문 제이슨 밀러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많은 회사와 접촉해 플랫폼 준비를 위한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마 2~3개월 안에 소셜미디어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은 정치 재개를 위해 팟캐스트 등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폭스뉴스 평론가 리사부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재선 출마 여부를 잠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의 미래’를 대표하는 인물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을 지목하면서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김홍범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중앙일보] 트럼프 사라지자 시청률도 사라졌다…CNN 골든타임 45%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