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형사 전문 변호사 칼럼] 음주운전을 해서 다른 사람 명의로 진술서 제출, 사문서 위조죄까지?

다른 사람의 이름을 훔치는 여자가 있어요. 그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회사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이름을 훔칩니다. 만약 누군가에게 들키면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지고 또 다른 사람의 이름을 훔쳐 나타납니다. 바로 영화 ‘화차’ 이야기입니다.

비록 영화 속 설정이지만 누구나 살다 보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특히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스스로도 잘못임을 아는 행동이 들켰을 때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음주운전에 걸렸을 때는 어떨까요? 게다가 다른 사람 명의로 진술서를 작성했다면요? 영화 ‘화차’처럼 남의 이름을 쓰고 도망치고 싶다는 상상을 실제로 저질렀다면요.

오늘은 이런 황당한 상황이라면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먼저 알려드릴게요. 음주운전과 다른 사람 명의로 진술서를 제출하는 것 모두 패가 망신을 당하는 지름길입니다. 다 끝!

권리·의무 또는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를 허위로 기재 사문서 위조 성립!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후 작성하는 진술서는 음주운전 사실 증명을 남기는 서류입니다. 행사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과 관련된 타인의 문서 또는 그림을 위조하면 ‘사문서 위조죄’가 성립합니다. 문서의 증명력 또는 문서에 대한 거래 안전과 신용 보호를 위한 규정입니다.

그럼 어떤 행위를 위조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위조는 작성 권한이 없는 사람이 타인 명의로 문서를 작성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을 기재하도록 위임하거나 승낙한 경우 작성 권한이 있기 때문에 위조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서명이나 날인을 위조하지 않아도 사문서 위조가 될 수 있다.

다시 음주운전 진술서로 돌아가서 음주운전을 한 것은 본인이잖아요. 이때 본인의 이름이 아닌 타인의 이름으로 내용을 기재하는 것은 그 이름의 소유자의 위임이나 승낙 없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쓰는 것이므로 사문서 위조에 해당합니다.

이름만 쓰고 서명날인을 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 단순한 실수일 뿐 ‘위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문서위조죄는 서명이나 날인까지 위조할 것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타인의 이름만 적어도 위조에 해당합니다.

▶음주운전 + 사문서 위조 시 타인의 이름으로 작성한 서류를 행사한다는 ‘확정적이고 직접적인’ 목적으로 위조하여야 사문서 위조죄가 성립됩니다. 걸리면 좋을 텐데’라는 미필적 의사만으로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사문서 위조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남의 이름으로 진술서를 써버리는 순간 음주운전과 함께 죄 하나가 추가됐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 순간 끊임없이 마음속에서는 갈등이 생기고 있을 것입니다.

이때 솔직히 잘못 기재한 것을 인정하고 다시 본인 이름으로 고치면 그래도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회를 지나쳐 다른 사람 명의로 완성된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위조문서행사죄 성립 경찰이 위조된 진술서라는 사실을 모르고 접수하여 처리했다면 앞으로는 당신에게는 위조문서행사죄가 추가됩니다. 어떻게 행사했는지 그 방법은 중요하지 않아요. 경찰에 직접 넘기지 않았더라도 담당 경찰이 볼 수 있도록 대비하면 그 순간 죄가 성립됩니다.

또 하나 골치 아픈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사문서 위조죄는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우리 형법으로 미수범을 처벌하는 범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중 사문서 위조죄가 포함된다는 것은 그만큼 중대한 범죄라는 방증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범죄가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무겁다는 거죠.

음주운전을 받고 사문서 위조 및 이벤트까지! 실제 처벌된 사례(창원지법 2019강담1860 판결)입니다.요즘은 음주운전 단속 때 서류보다는 스마트폰이나 단말기 등으로 인적 조회를 하는데요. 경찰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입력할 때 본인이 아닌 친구의 이름을 말한 후 서명란에 친구의 서명을 하고, ‘위 사실이 틀림없음을 확인하여 서명한다’고 적힌 별도 서류에도 친구의 서명을 하여 사문서 위조 및 위조문서 행사죄로 처벌받은 판결이 있습니다.

어떤 형벌을 받았는지요? 실형입니다. 징역 1년입니다. 집행유예도 없습니다.

술과 운전은 함께 할 수 없는 단어다.

제때 거짓말을 고치지 못하면 당신의 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지도 모른다!처음 경찰이 구두로 인적사항을 물었을 때 친구 이름과 주민번호를 얘기했더라도 애플리케이션 서명란에 서명한 순간에 솔직하게 자신의 이름으로 정정하고 말하고 서명했다면? 1년이라는 긴 시간을 감옥에서 하루하루 노역을 하지 않아도 되고 범죄 경력은 없었을 텐데요.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것보다 정정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바로잡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안타깝습니다.

글을 맺고 2018년 가을 부산 해운대 사거리에서 만취한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숨진 20대 청년이 있습니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내고 사망한 그의 나이는 불과 22세. 이름은 윤창호입니다. 그의 사후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4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했고, 이후 윤창호법이라는 별칭으로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한 청년의 희생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누군가의 창창한 미래를 걸어야 법이 바뀌는 현실이 씁쓸하고 법 개정 이후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음주운전 사건 사고 소식에 허탈하기도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음주운전은 절대 안됩니다. 음주운전은 단순히 형법상 범죄 이전에 ‘죄악’ 그 자체입니다. 음주운전을 했다면 본인이 직접 그에 따른 벌을 받아야 합니다. 음주 운전에는 걸리지 않는 요행도 요령도 없으니까요. 다른 사람의 이름을 기재하는 순간 음주운전이라는 무거운 죄 외에 또 다른 주홍글씨를 추가할 뿐입니다.

술 약속이 잦아지는 연말연시입니다. 여러분, 건강한 모임과 무사한 귀가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로펌 동현 형사전문변호사, 정성원 로펌 동현은 마산 창원 진해 형사전문 로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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