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없는 천문학자의 별과 혹성 이야기 에세이 심채경 문학동네[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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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저랑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걱정하지 마세요.~천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조금도 어렵지 않고 가독성도 좋은 작가님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입니다.^^우리 아버지가 연휴에 내가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천문학자가 별을 안 보면 어떡해?”라고 물어서 빵빵.그런데 반전인 것은 작가님이 인터뷰에서 천문학자들은 별 볼일이 없다고 말씀하신 사실입니다. 흐흐흐흐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더니 아름다운 북커버가 없어져 아쉬웠지만 책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용에 만족하며 즐겁게 읽었습니다.

‘네이처’가 주목한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과학자 중 한 명이라는 제목에 비해 작가님 자신은 거기에 의미를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책 속에도 나와 있지만 대한민국의 우주과학이 아직 한참 뒤처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연구와 과학자에게 관심을 갖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잘 몰랐던 분야이지만 새롭게 알게 된 천문학이라는 과학은 연구나 분석, 관측, 생각보다 체력을 요하는 늙은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여성 천문학자의 이야기라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특히 공부하고 일하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의 모습이 어떤 직업에도 여전히 쉽지 않은 부분이구나 느껴져 감정이입을 해버렸네요.별에 대한 이야기도 간단하게 풀어주시고 함께 적어주시는 에피소드도 재미있었습니다.과학 에세이의 매력을 알려준 책입니다.

요즘 자주 읽는 책을 읽어서 아무래도 저는 에세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창백한 푸른 점’ 천문학자가 일상을 살아 우주를 사랑하는 법

그런 사람들을 좋아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저게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것에 신나게 몰입하는 사람들.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인 싸움을 만들어내지 않는 위대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TV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 삶의 방식을 바꾸는 영향력을 가진 것도 아닌 그런 것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이 걸리는 곳에 끝없이 전파를 흘려 전 우주에 과연 ‘우리뿐일까’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해.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프롤로그

우주를 사랑하지만 우주에는 가고 싶지 않다는 천문학자 심채경.왜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전문가가 되었는지 궁금했던 건 저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모두가 듣고 싶은 그 질문에 심채경 작가는 공허할 정도로 간단한 대답을 합니다.모든 것은 운명이었다고.어찌된 영문인지 행성방에 들어가 무슨 영문인지 타이탄 관측 자료를 손에 쥐었을 뿐이다.운명 같은 기회를 잡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작가님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느끼게 됩니다.

  • 유니버스(universe), 코스모스(cosmos), 공간(space)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작가님의 글을 통해 이 세 우주를 뜻하는 단어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강의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낼 퀴즈 중 하나라고 하시네요. 정말 궁금했는데 잘 배웠어요.^^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다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물론 있겠지요.저는 아닙니다. 시작할 생각도 아직 없습니다.여기 코스모스를 완독하지 못한 천문학자도 한 분 계십니다. 바로 이 책의 작가님입니다. 오히려 코스모스라는 책에 대한 삐뚤어진 시선을 보여주는 것도 신선했습니다. 안읽어도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세계적인 책이라도 제가 별로면 그만이라는 매력적인 작가님, 너무 좋네요 (웃음)

책을 읽고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을 오랜만에 다시 만났어요.바로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입니다.심채경 작가는 이소연 씨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한 챕터를 채웠습니다. 이게 특별한 얘기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굉장히 머릿속에 오래 남을 것 같은 내용이에요.

사실 그 당시에는 저에게 우주인은 관심 밖의 이야기였거든요. TV를 켜면 나오는 이야기였지만 제대로 알려고 한 적은 없었습니다.왜 고산이 우주에 가지 못했는지, 이서연 씨가 우주로 가게 됐을 때 어떤 시선을 받았는지, 자신의 짐은 가져가지 못한 그녀가 우주 공간에서 얼마나 불편했는지, 다녀온 뒤 자신의 자리를 잃고 그녀가 감당해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여자와 일, 엄마와 일에 대한 자연스러운 생각의 연결 속에서 이야기를 읽으면서 매우 화가 났습니다.

한국 최초의, 그리고 한국 최고의 우주인인 그를 한껏 응원한다.우리는 우주인 이소연이 겪은 모든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직 이소연만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 교훈을 얻고자 우리는 그를 우주 정거장에 보낸 것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직업을 바꿨다는 이유로 그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싶어하는 사람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세금을 ‘먹튀’하려는 자이다.p.109

보이저 1호가 촬영한 지구 ‘창백한 푸른 점'(NASA) 보이저 1호가 임무를 마치고 우리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 지구를 찍은 사진이 바로 위의 유명한 ‘창백한 푸른 점’입니다.책을 읽고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아 보여서 놀랐습니다.더 이상 통신이 닿지 않는 먼 곳에 떠도는 탐사선의 마지막 선물인 이 사진을 보면 광활한 우주 속 저점 속에 사는 우리가 정말 재미없다고 생각합니다.

겸손해져도 감동적인 느낌.천문학이 이렇게 매력적인 학문이었나요? 자꾸 빠져버리네요.^^

TITAN, NASA의 어린왕자를 읽으며 감상에 젖지 않고 어린왕자가 사는 별에서 노을을 볼 수 있는 위치가 잘못됐다거나 의자를 뒤로 밀지 말고 앞으로 당겨 앉아야 한다거나, “그래서 이과놈들은 안 된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하는 이야기에 웃음이 터져버립니다.

사실 끌어당기든, 몰려가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뼛속까지 문과의 저 같은 사람은 외치겠지만 이게 얼마나 다른 모습일까요.천문학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추천하기에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또하나,많은천문에대한이야기중에서작가님도기억해보라고강조하신’만원권’에대한이야기는정말재미있었어요!만원권뒷면에천문학과관련된중요한그림이3개나나오는데,’혼천의’와보현산천문대의’망원경’,그리고’천상열차분야지도’라는조선시대의별자리지도가그겁니다.한번 1만원짜리 지폐를 꺼내서 찾아보세요.세계적으로 봤을 때 그 나라 지폐에 천문학과 관련된 그림이 이렇게 많이 실려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나중에 아는 척 하고 싶은 분은 메모해 두세요. (웃음

달천문학자가 아니더라도 우주를 사랑할 수 있고 우주탐사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우주를 사랑하는 데는 수만의 방법이 있으니까.p.180

아주 단조로운 일상을 사는 나와 같은 천문학자의 이야기가 책에 나오듯이 다른 많은 직업군의 사람들의 이야기도 책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작가님.’죽은 자의 집 청소’를 너무 인상 깊게 읽었다며 우리가 모르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별과 우주에 대한 과장된 것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언젠가는 그런 이야기를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웃음)

천문학도들의 대학생활에서 어느 직업을 불문하고 가장 중요한 일인 영수증을 구하는 것이 우선인 직장인들의 애환과 워킹맘의 피로도 느껴지는, 그러면서도 별과 행성의 이야기가 적절히 어우러진 천문학자들의 에세이.별을 좋아하지 않아도 왠지 좋아할만한 책입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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