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심리경영]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

[역발상 심리경영]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

2010.11.05.

일을 잘하고 승진도 빨리 하던 중견 간부가 갑자기 총기가 꺼지면서 멍하니 딴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개인 면담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의욕이 없어지고 벽에 부딪힌 것처럼 막연하대요. 슬럼프에 빠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산에서 김 회장) 그 간부는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에 걸린 것 같아요. 성인이 되어 회사생활을 자주 하다가 갑자기 회의적이 되고 뚜렷한 이유 없이 직장일에 불만이 생기는 시기가 옵니다.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은 입사 3년차에 심해졌다가 40대 중반인 15년차 정도에 다시 찾아옵니다. 한국은 입시와 스펙을 쌓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을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직장생활을 시작합니다. 3년 정도 지나면 다른 경력을 생각하게 되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들은 심한 방황을 하기도 합니다.

회사형 인간은 집단생활에 적응하지만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가정불화를 겪거나 체력이 약해지는 등 고개가 오면 갑자기 공중에 뜬 느낌과 함께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회의감이 들어 만사가 귀찮아집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강한 스트레스,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느끼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직장인 사춘기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교육 프로그램을 바꿔볼까요?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교육’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가 최근에 한 기업의 부장급을 대상으로 색다른 교육을 한 적이 있습니다. 기존 교육과는 달리 철저히 ‘나’에게 집중하도록 했습니다. 교육 장소는 강원도 숲과 제주도 올레길로 정했습니다. 휴대폰을 모두 회수하여 외부 접촉을 차단했습니다. 그 후 제가 한 일은 화제를 던지는 것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스스로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게 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과거는 어땠는지,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보고 올레길을 걸으며 천천히 내 앞날과 삶에 대해 생각하게 했습니다. 인생이 더러운데 일에 열정이 생길까요? 자신의 삶이 명료해져야 일에 열정도 생깁니다.

둘째, 바뀐 우선순위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일이 잘돼야 내가 잘 된다’고. 그걸 뒤집어 생각하면 어떨까요? 먼저 내가 먼저 즐겨야 회사일도 잘된다 라는 거죠.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나를 더 아끼고 개인의 행복을 챙겨야 합니다. 그래서 회사 일을 미루고 놀기만 하면 어떡하냐고요? 토요일 아침에 이 칼럼을 읽을 정도면 항상 사업에 고민하는 사람이에요. 그 정도면 열심히 하자는 기본 자세는 충분하겠죠.

우종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 매일 경제

https://m.mk.co.kr/news/business/4801210 일이 잘 풀리고 승진도 빨리 하던 중견 간부가 갑자기 총기가 꺼지면서 멍하니 딴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개인 면담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의욕이 없어지고 벽에 부딪힌 것처럼 막연하대요. 슬럼프에 빠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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