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칼, 화산 폭발!

제13기 국민참여기자단 / 김현수

화산폭발, 출처=픽사베이 화산폭발은 폭발에 의해 화산에서 대기나 지표면으로 고체, 유체와 기체 형태의 물질이 분출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용암이 서서히 흘러나오는 폭발부터 화산 쇄설류가 거세게 뿜어내는 대폭발까지 그 모습은 매우 다양합니다.

사진처럼 보기에는 훌륭할지도 모르지만 화산 폭발은 인류에게 엄청난 재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과거 이탈리아 남서부의 베스비오 산 정상에서는 거대한 구름과 불꽃의 섬광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시커먼 화산재가 치솟고 화산탄이 우박처럼 쏟아지면서 엄청난 양의 화산 쇄설물이 순식간에 폼페이 시를 덮쳤습니다. 놀란 시민들은 화산탄을 피해 도망쳤지만 순식간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화산쇄설물 : 화산의 폭발적 분화에 의해 파쇄, 방출된 바위조각

이러한 직접적인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2010년 아이슬란드 남부 지역에 있는 화산 폭발로 유럽은 심각한 항공 대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유럽발, 유럽행 항공기가 모두 운휴하면서 이런 사태는 5일 넘게 이어졌습니다.

최근에도 화산 폭발이 있었습니다. 2021년 9월 19일 스페인 카나리 제도의 라팔마 섬에서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분화는 2주 이상 지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변 주택, 자동차, 거리가 모두 화산재도 뒤덮여 주민 6천 명 이상이 대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용암이 일부 바다로 흘러들어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앉은 채로 화석이 된 사람, 출처=픽사베이처럼 화산은 인류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화산 폭발이 지구의 기후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광범위한 화산 사슬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동시에 제거하는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섭고 위협적인 자연 현상이라고 생각했던 화산이 기후변화의 한 대응책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습니다. 같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풍화작용과 지구시스템

영국 사우샘프턴대 과학자들이 이끄는 호주 시드니대, 호주국립대, 캐나다 오타와대, 영국 리즈대 국제협동연구팀은 지난 4억년간 화산이 지구, 해양, 대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23일자로 발표했습니다.

그 전에 지구 시스템과 지구 시스템 모델에 대해 잠시 알아볼게요. 지구 시스템은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지구 환경을 구성하는 권역 집합체를 말합니다. 각 권역은 물질의 종류에 따라 일반적으로 5개의(대기권, 수권, 얼음권, 암석권, 생물권)로 구분되며, 얼음권은 수권에 포함되어 4개의 권역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각 권역 사이에는 끊임없는 물질 및 에너지의 상호 교환과 되돌림 작용이 있어 지구 시스템을 유지 및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날씨 및 기후가 결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진이 구축한 지구 시스템 모델은 기후변화 및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모델을 말하는데, 특히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인간 활동에 의한 강제력이 지구 기후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에는 인간의 활동으로 대기 중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지구온난화 현상과 함께 지구 시스템의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화산 폭발

화산활동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미네랄로 포집되는 과정, 출처=(제작) 김현수 기자

화산 분출에 의해 대기 중으로 분출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제거되는 과정은 지표면에서 암석이 자연스럽게 분해 및 용해되는 화학적 풍화작용(chemical weathering)을 거치게 됩니다. 풍화의 산물인 칼슘과 마그네슘과 같은 성분들이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와 이산화탄소(CO2)를 가두는 미네랄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피드백 메커니즘이 지질학상 장기간에 걸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고 그에 따라 기후도 조절하게 된다는 게 과학자들의 의견입니다.* 풍화작용 : 암석이 물리적 작용이나 화학적 작용에 의해 점차 토양으로 변해가는 현상

화산활동에 의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미네랄로 포집되는 과정, 출처=(제작) 김현수 기자 논문 제1저자인 톰 고논(Tom Gernon) 부교수는 “지구 표면의 풍화는 지질학적 온도조절장치 역할을 하지만 근본적인 통제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지구 시스템의 복잡성으로 인해 판단이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의견과 일맥상통하는 논문의 공저자인 엘코롤링(Eelco Rohling) 교수는 “많은 지구과학적 과정이 서로 연결돼 있고 과정과 결과 사이에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해 지구 시스템이 보여주는 반응 중 특정 과정이 미치는 상대적 영향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두 과학자 모두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프로세스로 인해 전체적인 영향을 판단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지구 시스템 내 상호작용 연구의 열쇠 ‘지구 네트워크’

지구 시스템, 출처=픽사베이가 앞서 언급한 지구 시스템의 복잡성을 풀기 위해 연구팀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판구조 재구성을 통합한 새로운 ‘지구 네트워크(Earth Network)’를 구축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구 시스템 내에서 지배적인 상호작용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상호작용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식별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남미 안데스 산맥과 미국 서부 산맥 등과 같이 대륙에서 줄지어 있는 화산이 지난 4억 년 동안 풍화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진은 이들 현상은 균형을 이루는 행동이며, 이들 화산은 대규모 이산화탄소를 분출해 대기의 이산화탄소량을 증가시켰지만 한편 급속한 풍화반응을 일으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화산 활동이 단기간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저감에 영향을 미쳤다기보다는 오랜 시간에 걸쳐 풍화작용을 통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가둬두는 미네랄 형태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구 결과가 나온다고 화산 활동이 우리를 지구 온난화로부터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건넌 교수는 “안타깝게도 분석 결과는 자연이 기후변화로부터 우리를 구해 줄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오늘날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준은 과거 300만 년 중 어느 때보다 높고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화산으로 인한 배출량보다 무려 150배나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대륙의 화산은 오늘날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정도의 규모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화학적 풍화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제거’라는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했습니다. 화학반응률을 높이기 위해 암석을 분쇄하여 지면에 넓게 퍼트리는 인위적인 강화암석풍화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계획들은 대륙의 나란히 있는 화산 환경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칼슘과 칼륨 및 나트륨을 포함한 칼슘-알칼리성 화산 물질을 사용하여 최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논 박사는 “이는 기후위기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이 아니다”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완화 경로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완전히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Green Earth, 출처 = 픽사베이 그동안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화산의 긍정적인 작용 가능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연구진이 지구 내 상호작용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저감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용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절경 1001), 화산폭발 네이버 백과사전(학생 백과), 지구창조의 강력한 엔진 네이버 백과사전(KISTI의 과학향기 칼럼), 화산폭발이 항공기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KBS NEWS, 라팔마섬 화산 폭발로 보트 피난 생활을 하는 노부 사이언스, 화산 폭발이 지구 기후 안전판 역할을 했다.EureckAlert! 홈페이지 네이버 백과사전(기상학백과), 지구시스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블로그, 지구의 기후를 파악하자! 지구시스템 모델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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