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또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다음 주 갑상선내과 정윤재 교수의 외래가 예정돼 있다.외래 진료 전인 이번 주에 미리 가서 채혈을 해야 한다.수술이 끝난 뒤 신디로이드를 계속 먹어야 하는지 혈액검사를 해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투약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저번에 주차장이 괜찮냐고 물어보신 분이 생각나서 오늘은 나도 중앙대병원까지 운전해서 가봤다. 주말이라 이른 시간(8시 전)이라 그런지 주차장은 매우 여유로운 편.참고로 주차타워 전광판 안내는 하나도 안 맞는 것 같아. 자리가 많았는데 Full은 무슨 Full. 쫄지 말자.자리가 많다. 그리고 외래진료는 4시간 무료다.참고로 주말에는 채혈실이 중앙관 1층만 운영하고 다정관은 운영하지 않는다.
공단 부담금 진짜야?
그동안 나는 매우 건강했다.만약 약을 끊고 기운이 없어 쓰러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이게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컨디션은 정상이었다. 대개 수술 후 너무 피곤하다, 약을 먹어도 피곤하다는 분들이 많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전혀 피로를 느끼지 못했다.나도 상당히 민감한 편이지만 어쨌든 피로감이 심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좋은 신호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뭐 자기가 좀 힘들었는데 그건 수술 전에도 푹 자기가 어려웠으니까…약을 끊은 지 2, 3일 만에 몸 상태를 보았지만 건강했다. 보름쯤 지나 원래 약을 끊고 한 달 정도 지나서야 상태를 봐야 잘라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의사가 아니라 동료 직원분께). 난 약 먹은지도 열흘밖에 안 됐는데… 아무튼 한 달이 지났는데 내가 체감하기에는 괜찮은 것 같아.
아무 생각 없이 온 김에 한 장 찍어보는 것뿐만 아니라 계속 신디로이드를 먹어야 할지는 혈액검사 결과를 토대로 교수의 말을 듣고 결정할 일이다. 아직 이렇다 저렇다 하기에는 이르다.그동안 생활에도 일부 변화가 있었다. 아쉽게도 운동은 거의 못했어. 여기서 운동이란 근력운동. 매일 아침 턱걸이 100회 이상, 팔굽혀펴기 300회 이상 하고 출근했지만 이젠 할 수 없다. 10년 넘게 매일 해온 운동인데 그래도 이 체력이 자랑이었는데. 그러나 특별히 슬프지는 않다. 아무리 피곤해도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운동했는데 솔직히 암에 걸리니까 그 시간에 더 잘 걸 그랬는데 생각이 많이 든다. 몸에 근육도 빠지고 막노동하는 사람처럼 손바닥에 쥐여있던 굳은살도 다 없어졌다.
근력운동 대신 요즘은 많이 걷고 있어. 코로나를 핑계로 운전해 출근했다가 다시 대중교통으로 출근한다. 하루에 최소 1만보를 걷으려고 노력한다. 그러게 내일모레 마흔에 무슨 근육인지 걷는게 최고지.얘기했는데 다음달에 리솜 포레스트 가기로 했어. 워터파크 가는데 근육이 빠져서 아쉽네 아무튼 이런 고민도 사치겠지…
그리고 다시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고 있다.자연스럽게 블로그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좋은 습관이 생긴 것 같아. 요즘은 미친 듯이 많은 책을 읽는데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독서를 한다.수술 전에 암 선고를 받고 책을 읽었나? 가뜩이나 동영상에 익숙해졌는데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암 선고까지 받았는데 책이라니.
그래서 더 책에 익숙해지기 위해 인위적으로 노력을 많이 했다. 어떻게든 동영상보다는 글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특히 서평단 모집 행사에 많이 응모해 읽고 있다. 1) 다른 한편의 신작도 무료로 받고 2) 서평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기면 더 열심히 읽어보게 된다. 3) 서평과 글을 블로그에 올리자 이웃이 추가되고 댓글을 다는 분들이 생겨 삶에 작은 즐거움이 늘었다.
이처럼 독서와 블로그의 장점을 설명하는 것도 나에게 다시 자극과 의무감을 주게 되므로 계속 꾸준히 블로그에 뭔가를 써서 올리게 될 것이다.무엇을 쓸까 고민하기도 하지만 특별히 부담스럽지는 않다. 재미삼아 ^^
블로그에 방문자 수가 늘고 있지만 아직도 갑상선암 이야기에 들어오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어떤 분들이 읽을지는 예상되지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저부터 수술 경험이나 물리적인 회복 외에 마음까지 가라앉히고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
제목이 갑상선암 얘기인데 이번에는 암 얘기를 거의 안 했나 보네. 계속 이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