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경희의 건강 이야기]걸을 때 특히 다리 통증이 심한 경우 ‘말초동맥질환’이 의심되는 고혈압·당뇨병·지질혈증 등 만성질환과 흡연·고령화는 만성혈관질환을 악화시키는 단초 역할을 합니다. 특히 발의 혈관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직립보행으로 피가 아래로 쏠리기 때문에 문제를 피할 수 없는 부위 중 하나입니다. 다리 혈관의 문제는 다리에만 국한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걷거나 달릴 때 다리 통증이 심하고 다리 상처가 잘 낫지 않으면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방치하면 다리를 절단할 수도 있는 말초동맥질환의 증상과 특징,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하지동맥폐색증 50대부터 정기검진으로 예방
하지동맥폐색증은 다리를 지나는 혈관인 하지동맥이 막히는 질환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8년 통계에 따르면 남성 환자가 1282명으로 여성 698명보다 약 80% 많습니다. 연령 분포를 보면 50대부터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30·40대가 늘어나면서 50대부터 하지동맥폐색 환자의 빈도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입니다.당뇨병·고혈압 등을 앓거나 장기간 흡연한 50대라면 가벼운 다리 통증도 가볍게 보지 말고 즉시 전문의와 상담하십시오.
발목 혈압이 팔 혈압보다 10% 이상 낮은 것으로 의심된다
하지동맥폐색증 초기에는 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경련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쉬면 증상이 금방 가라앉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발가락 온도가 차고 발가락 색깔이 검고 발의 상처가 낫기 어려운 증상을 보입니다. 진단은 동맥경화협착검사로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양팔과 양발 혈압을 동시에 측정합니다. 발목으로 잰 혈압과 팔로 잰 위완 혈압의 비율이 0.9 이하(발목 혈압이 10% 이상 낮은 경우)라면 하지동맥폐색증을 의심합니다. 이후 초음파·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막힌 정도를 파악하고 치료 계획을 수립합니다.
‘하지동맥폐색’ 이럴 때 의심할 수도 있어요.
*초기-걷거나 달릴 때 다리에 통증이나 경련이 있으나 쉬면 증상이 바로 사라진다*중기이상-발피부가 차갑다-발가락 색깔이 검다-발에서 맥박이 약하게 빠진다-발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발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장골동맥협착증
장골동맥폐색증은 동맥경화로 다리에 피를 공급하는 장골동맥에 쌓인 피떡(혈전)으로 피돌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병입니다. 장골동맥은 복부 대동맥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골반 내에 위치한 큰 동맥입니다.이 질환도 남성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18년 환자 수는 남성 558명, 여성 142명으로 남성이 약 3.9배 많습니다. 또 60대 이상 환자가 전체 환자의 81.3%에 달할 정도로 고령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고관절 부위 통증 있지만 뼈에 문제 없으면 ‘장골동맥’ 꼭 확인
장골동맥폐색증은 허혈성 대퇴골두괴사증이나 척추관협착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감별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엉덩이에서 허벅지로 이어지는 근육에 통증이 느껴지는데 고관절과 척추 부위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반드시 장골동맥을 봐야 합니다.장골동맥폐색증의 초기 증상은 엉덩이·허리·고관절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계속 방치하면 피가 통하지 않게 된 부위의 말단 조직이 썩어서 절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초기 약물치료…50%이상 막히면 시술
말초 동맥 질환은 혈관 협착이 심하지 않은 조기에 발견하면 항 혈소판제·혈관 확장제 등의 약물 치료와 콜레스테롤 관리 등의 생활 습관의 개선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서 병원을 찾으면 이미 동맥 폐색이 50퍼센트 이상 진행되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보통 디스크로 다리가 저리다고 생각하거나 조금 쉬면 통증이 없어지고 방치합니다. 그러나 괴사까지 진행된 상태로 치료 없이 내버려두면 1년 안에 절반은 다리를 절단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의 다리 통증에 경계심을 가져야겠습니다.막힌 혈관 부위가 길지만, 수술의 위험성이 낮은 경우는 본인의 정맥과 인공 혈관을 이용하여 우회 수술을 실시합니다. 그러나 혈관 질환의 환자가 만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수술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소 마취 후, 혈관에 풍선을 넣고 풍선을 부풀리고 혈관을 넓히는 풍선 확장술이나 혈관에 그물 스텐트를 삽입하고 좁아지는 구간을 막는 스텐트 삽입술을 실시합니다. 요즘은 혈관 내벽을 깎다 죽종 절제술의 시행 빈도가 늘고 있습니다.좁아진 대퇴동맥(왼쪽 사진)이 풍선확장술 시행 후 정상적인 혈류 흐름을 보인다(오른쪽 사진).좁아진 대퇴동맥(왼쪽 사진)이 풍선확장술 시행 후 정상적인 혈류 흐름을 보인다(오른쪽 사진).도움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도움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도움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